주말을 앞두고 있는 목요일, 금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맥주 한잔이 하고픈 술의 정령이 찾아온다.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 요리하기가 귀찮아져 배달을 시킬지 깊은 고뇌에 빠진다. 배달을 시키자니 비싸고 맛도 없고, 요리를 하자니 재료 준비하고, 먹고, 설거지까지…… 귀찮음의 끝판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주는 마셔야겠고, 씹을 거리는 필요하니 요리는 하되 설거지는 줄여보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사각어묵이 있다. 어묵튀김을 해야겠다. 다용도실을 보니 감자가 있다. 웨지감자를 해야겠다. 아까 보니 사각어묵 옆에 체다치즈 덩이가 있었는데, 웨지 감자 위에 올려야겠다.
사각어묵은 길쭉하게 잘라서 볼에 담아 올리브유나 아보카도유를 살짝 뿌려 골고루 버무린다. 에어프라이기에 조리할 건데 집집마다 쓰는 에어프라이기가 다르니 각자 집에 있는 에어프라이기에 맞추어 조리해주어야 한다. 참고로 우리 집은 엘지 광파오븐으로 에어프라이기 기능이 있는 제품을 쓴다.
오븐트레이에 종이포일을 깔고 어묵들을 잘 펴서 정렬시켜 오븐에 넣는다. 에어프라이기 모드로 14분을 조리한다. 반드시 중간중간 상태를 봐가며 조리해야 하고, 완전히 바삭하게 하려면 최소 13분, 겉바속촉을 원하면 9분 정도면 되는 것 같다. 접시에 담고 칠리소스를 준비한다.
감자는 껍질채 잘 씻어 물에 넣어 삶는데, 완전히 삶아버리면 모양내어 썰 때, 껍질이 다 벗겨지게 되니 2/3 정도만 익도록 삶는다. 오븐에 넣기 전 감자의 껍질을 유지해 주는 게 중요하다. 2/3 삶은 감자를 웨지 모양으로 썰고 어묵을 담았던 볼에 감자를 담아 후추, 소금, 올리브유를 뿌려 버무린다.
버무린 감자를 오븐트레이에 잘 정렬하여 에어프라이기 모드로 15분 굽고, 중간에 한번 뒤집어준다. 중간중간 조리 상태를 봐가며 원하는 굽기에 맞추어 시간을 조절해 준다. 케첩, 머스터드, 랠리쉬 소스와 함께 접시에 플레이팅하고, 치즈강판에 체다치즈를 갈아 감자 위에 올리고 파슬리를 살짝 뿌려 내놓는다.
어묵튀김과 웨지감자. 어떻게 하든 둘 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안주다. 특별히 맛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무서운 아는 맛이다. 과정이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에어프라이기만 있다면 이것만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안주는 없을 것 같다. 여기에 맥주 한잔 쫘악 마셔주면 주중에 쌓였던 스트레스와 피로가 한 번에 가시는 기분이다.
어쨌거나 결론은 설거지 거리가 도마, 칼, 냄비, 볼, 접시, 소스 그릇 이 정도인데, 이 정도면 뭐든 귀찮아지는 금요일 저녁에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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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_shin_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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